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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by 임경선

LadyYvonne 2016. 1. 13. 21:43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 6점
임경선 지음/마음산책

 

- 부제: 내 방식대로 읽고 쓰고 생활한다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으로서 또 지대한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저자가 쓴 하루키에 관한 이야기~

같은 하루키 팬으로서 다시한번 내가 하루키 팬임을 깨달을 수 있었고... 나도 참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 글에서라기 보단 그의 생활태도랄까 생활방식이랄까 취향이랄까 이런쪽으로?ㅋ 어쨌든 그의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정말 모범이 되는것 같다, 여러사람들에게...

나름 하루키에 관한 관심이 좀 떨어지고 있을때였던지라 다시금 그에 대한 나의 애정을 깨닫고, 또 그에 관한 몰랐던 몇가지 사실들도 알게됐고... 그의 부인의 역할이라든지... 또 그 단짝이었던 안자이 미즈마루씨의 갑작스런 죽음소식도 알게됐고 ㅜㅜ

 

 

 

- quote

 

* 전공투가 몰락하자마자 대기업에 서둘러 취직해버리는 운동권 학생들을 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젠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정의를 부르짖던 운동권 학생들이 분위기가 바뀌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면접용 슈트를 입고 자신들이 저항하던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분개했다. 그 정의롭지 못함, 공정치 못함, 부조리함에 그는 처음으로 큰 마음의 고통을 겪었다.

 

* 하루키가 중시하는 가치관에는 '공정함'이 있다. 그는 어떤 일이라도 하나의 시점에서 보고 결정하는 것을 싫어한다. 인물의 평가도, 역사의 사건도 단일한 시점의 판단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략)

 미워하는 사람이 뭔가를 한 경우에도 '왜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하는 것인가'라고 가능한 그 사람의 사정을 이해해보려는 자세를 가지려고 한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선이고 저쪽이 일방적으로 악인 것은 아니고, 결과적으로 자신이 피해자가 된다고 해도 상황에 대해서 공정한 시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하루키>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인생은 고독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것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확신하지만, 그 고독이라는 채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타자와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소설을 쓰는 의미는 어쩌면 거기에 있을지도 몰라요.

필자> 희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하루키> 제 주인공들을 보면, 늘 뭔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찾기 위해 방황하죠. 그가 무엇을 찾느냐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실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주인공은 혼자 외로이 서 있고 그 가운데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시간을 허비하고 가능성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그것이 우리들의 있는 그대로의 삶입니다. 상실감의 그림자 아래에서 산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일단 산다는 것을 선택한 이상, 제 주인공들이나 우리 모두는 전력을 다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희망이라 부르고 싶다면, 그건 희망일 수 있겠네요.

 

* 필자> 소설 속 주인공들은 우리에게 이 지루하고도 험난한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나가는 방법 혹은 그 의미를 기꺼이 가르쳐줄까요?

하루키> 인생이라는 건 '질 걸 빤히 아는 게임'을 하는 것과 같아요. 빠르든 늦든 우린 언젠가는 쓰러져 죽으니까. (중략) 어찌 되었거나 빤히 질 걸 안다면 규칙을 지켜 제대로 지는 것도 후회가 되진 않을 듯합니다. (중략)

사는 것의 의미요? 저도 모르죠. 하지만 사는 동안에는 되도록이면 제대로 반듯하게 살자, 그 정도만 생각한답니다.

 

* "기분좋게 살면서 아름다운 것들만 본다고 감수성이 커지는 건 아니죠. 옳고 아름다운 것을 찾기 위해 온몸으로 고통을 감당할 때 거기서 감수성이 생깁니다"라고. 또한 하루키는 인간의 매력도 마찬가지라 적당히 해서 적당히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호된 경험을 통해 인간이 깊어지는 것이며 정말 중요한 것은 많은 경우 고통을 대가로 얻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개 고통을 통해 배운다. 그것도 무척 깊은 고통으로부터." (중략)

계속 뭔가를 잃어가기만 하는 절망의 여정이다. 하지만 어차피 허무하게 지는 게임이라면, 기왕이면 규칙을 지키면서 제대로 지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