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가까운 바다가 있다 - 이상협 지음/이른비 |
내가 즐겨 듣는 당신의 밤과 음악...의 DJ 이상협... 목소리가 반할 정도로 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분인데 에세이 나왓대서 보게된...
근데 넘 나랑 잘맞는 스타일...ㅋ 책읽다보니 나랑 mbti도 똑같더라는... 그의 아닌것 같으면서 은근한 유머도 내 코드고... ㅋ
매력있는 분...
글도 좋고... 은근히 얻게 되는 정보도 많고... 내가 하고 있는것과 같은걸 즐기는게 신선하기도 하고...ㅋ
* 아주 작은 희망도 좋다. 일년의 나날들에 꽃씨처럼 심어둔 기대들이 돌림차례로 피어나기를 기다린다.
* 기대하는 삶은 살 만하다. 기대할 것도, 기다릴 것도 없는 생활은 먹먹하고 막막하다. 나아가는 맛이 없다. 복권구매가 일주일 치의 희망을 사는 일이듯 다이어리에 일 년 치의 이벤트를 적는 일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삶에서 구체적으로 붙들 손잡이가 필요하다.
* 꽃이 켜지면 사람들은 봄을 건넌다.
* 어둠 속에서 꽃이 흔들리는 것을 오래 바라본다. 어둠의 여집합으로서, 꽃은 밝다. 빛을 머금은 꽃들은 영물이다. 달빛 머금은 벚꽃이라도 보게 된다면 혼절할 것 같은 봄밤이 좋다. 봄밤이 좋으니 봄밥은 좋다.
* 여전히 생활의 역경은 그날치의 분량을 어김없이 부려놓았다. 어려움은 쓸데없이 한결같았다.
* 후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후회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과거란 멈춰 있지 않다.
* 다행은 알아차리지 못한 많은 행운들이 지나간 시간의 마른자리일지도 모른다. 인식하지 못한 죽음의 가능성이 수없이 나를 비껴갔을 뿐이다. 내게는 죽음에 근접했던 시간이 있다.
* 사진을 찍는 여행자는 두번째 눈을 갖게 된다. 사진을 찍는 행위는 풍경의 절편을 떠 시간을 소유하는 일이다. 시공간을 화석으로 만드는 일이며, 사람과 사건과 시간과 빛과 공간과 나의 영혼 조각들이 어우러진 단 하나의 시점을 간직하는 일이다. 여행자가 셔터를 눌러 갓 죽는 풍경의 영정을 찍을때. 한쪽 눈을 감고 풍경 속으로 자신의 영혼을 떠나보낸다. 사진은 여행지에 흘려둔 자신의 영혼을 기념하는 일이며, 풍경과 나 사이에 영정을 만드는 의식이다. (중략) 여행의 주된 일과는 걷는 것이다. 걷는 동안 나는 여행지 곳곳에 나의 영혼을 조금씩 떼어둔다,
* 나를 바꾸고 싶은 욕망이 안간힘을 다해 공간이라도 바꾸어 새로운 곳에 나를 부려놓게 되는 것이다.
* 오늘도, 유일하며 무수한 당신들은 모닥불에 모여 손을 쬐는 사람처럼 두 시간 음악에 둘러앉아 각자의 고독 속에서 마음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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