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 부제: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역시 재밌게 잘 읽힌다... 김영하 꺼는... 사실 그의 작품 제대로 많이 보진 못했지만;;;
이거 보고 새해계획 중 고전읽기 넣었는데... 실패했다;;; 오딧세이도 오비디우스도~ ㅜㅜ( 읽은건 1월1일인데 요 감상은 2월에 올리는거라 이미 실천해봤거든;;;ㅋ)
- quote
*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진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들은 살아남았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후대로 전승되었을 겁니다.
* 오이디푸스왕은 단 하루의 이야기입니다. (중략) 소포클레스는 마치 잘 만들어진 한편의 현대영화처럼 치밀한 플롯으로 오이디푸스를 영광의 왕좌에서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습니다.
* 우리는 자기 자신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우리는 알게 되는 것입니다. 주변은커녕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존재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요.
* 독서는 우리가 굳건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흔들게 됩니다. 독자라는 존재는 독서라는 위험한 행위를 통해 스스로 제 믿음을 흔들고자 하는 이들입니다.
* 우리가 소설을 읽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헤매기 위해서일 겁니다. 분명한 목표라는 게 실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이상한 세계에서 어슬렁거리기 위해서입니다. 소설은 세심하게 설계된 정신의 미로입니다. (중략) 우리는 쉽게 그 성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대신 낯선 인물들을 만나고 어이없는 일을 겪습니다.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경험하기도 하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인 없는 문제를 곰곰이 짚어보기도 합니다. (중략)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우리의 독서는 만족스러운 경험이 됩니다. (중략) 좋은 독서란 (중략) 오히려 작가가 만들어놓은 정신의 미로에서 기분좋게 헤매는 경험입니다. (중략) 그 모든 요소와 장치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가 창조한 그 세계에서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게 제공된 것입니다. (중략) 분명히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뭔가를 얻습니다. 그런데 그 뭔가를 남에게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미로와 타인이 경험한 미로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략)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은 것은 고유한 헤맴,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이것은 교환이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얇은 세계까 우리 내면에 겹쳐집니다. (중략)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 개개인마다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중략) 우리 안에 나만의 작은 우주를 건설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이 조용히 우리 안에서 빛날때, 우리는 인간을 데이터로 환원하는 세계와 맞설 존엄성과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는 친구들도 우리가 정해놓은 이런저런 논리적, 상투적 유형에 맞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중략) 우리는 이렇게 마음속으로 모든 것을 정해두고 어떤 사람이 그대로 고분고분 행동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만족감을 느끼는데,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만족감도 커진다. 반면에 우리가 판단한 운명에서 벗어나버린 경우는 파격을 넘어 파렴치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 소설이 현실보다 깊을 수는 있습니다. (중략) 독서를 통해 우리는 현실과 매우 닮았으나 현실은 아닌 어떤 세계를 탐험합니다.
* 우리가 가지 않아도 산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어떤 소설은 우리가 읽든 말든 저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소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근하고, 그것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어떤 분명한 유익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 변할 뿐입니다. (중략) '소설은 두번째 삶입니다.' (중략) 그게 전부일지 모릅니다.
*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 인간의 성격은 오직 시련을 통해 드러나는데, 우리는 아직 충분한 시련을 겪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리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언제나 잘 모르고 있습니다. 소설이 우리 자신의 비밀에 대해 알려주는 유일한 가능성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그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것임이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새로운 괴물을 만나기 위해 책장을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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