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다산책방 |
- 원제: the sense of an ending (2011)
명성답게 대단한 작품!!! 이런 명성을 난 그닥 신뢰하진 않기때문에 뭐 그리 크게 기대했던건 또 아니었다...
읽을때도 별거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뭐지? 뭐지? 하며 계속 좇아 읽게되는 뭔지모를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흥미로움이 있었다... 그래도 읽는내내 딱히 확 사로잡는 뭔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를 끝낸 순간 밀려오는 희열감!!! 띵~! 뒷통수를 때리는 그것이었다... ^^;;;
그리고 나 또한 화자처럼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겠'더라는...
하여 다시 훑어보기 시작~;;;;
결국 이책은 두번 봐야한다... 내가 딱히 모자라서가 아니라 다들 그런듯 하다;;;
반전의 결말을 알고나서 다시 봐야하는거... 그렇다고 첨부터 결말을 미리 알고 읽진 마시라~ 큰 재미를 잃을것이니~ㅋ
근데 아직도 명확하진 않다... 뭐 그런 모호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자 추구하는 바이겠지...
그리고 많은 걸 생각케 한다...
내가 기억하는 나는... 정말 나인가...내가 기억하는 나의 과거란 정말 그런 이미지였나...
나이가 들면서 시간을 겪으면서 굳게 믿었던 어떤 명제들 내지는 어떤 생각들이 바뀌는 경우가 내 경우엔 많다...
그 당시에 옳다고 생각했던 그것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단걸 깨닫는다... 그리고 또 몇년이 지난 후 그 생각은 또다른 방향으로 꺾이기도 한다...
하여 '모든것에 있어서 장담은 금물'이란 모토가 생겼달까... 그리고 '겸허'해야 한단 것도...
또 한가지 떠오른 어떤 일...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유죄라고 생각했었다... 몇년 전에...
이 생각이 요즘은 조금 바뀌었었다...
이 책을 읽으니 애초 생각이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할튼 그 여운이 오래남는 그런 작품...ㅋ
어쩜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가... 줄리언 반스의 다른 작품에 몇년전 도전했다가 패스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p.s 제목은 '전혀 감잡지 못하다'로 바꿔야 하는거 아닌가?ㅋ
- quote
* 우리 셋은 에이드리언 몰래 그의 상황을 이리저리 따져본 후, 하나의 이론을 정립헸다. 행복한 가족생활을 영위하려면 애초에 가족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니면 최소한 함께 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이런 분석을 하고나니, 우리는 에이드리언이 더 부러워졌다.
* 그렇다, 당연히 우리는 허세덩어리였다. 달리 청춘이겠는가.
* 카뮈는 자살이 단 하나의 진실한 철학적 문제라고 했어.
* 인생에 문학같은 결말은 없다는 것. 우리는 그것 또한 두려워했다. 우리 부모들을 보라. 그들이 문학의 소재가 된 적이 있었나? 기껏해야 진짜의, 진실된, 중요한 것들의 사회적 배경막의 일부로서 등장하는 구경꾼이나 방관자 정도라면 모르겠다.
*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 에이드리언이 고대와 현대의 철학자들을 언급하며 인생을 흘려보내는 무가치한 수동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동의 우월함을 보여주었으나...
* 걘 너무 똑똑했어. 사람이 그 정도로 똑똑하면 세상 모든 걸 다 따지고 들 만하거든. 상식 같은 건 뒷전에 버리고 말이야.
* 나는 살아남았다. '그는 살아남아 이야기를 전했다.' 후세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과거, 조 헌트 영감에게 내가 넉살좋게 단언한 것과 달리,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 아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것을.
* 그러나 시간이란..... 처음에는 멍석을 깔아줬다가 다음 순간 우리의 무릎을 꺾는다. 자신이 성숙했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그저 무탈했을 뿐이었다. 자신이 책임감 있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다만 비겁했을 뿐이었다. 우리가 현실주의라 칭한 것은 결국 삶에 맞서기보다는 회피하는 법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란..... 우리에게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면, 결국 최대한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우리의 결정은 갈피를 못 잡게 되고, 확실했던 것들은 종잡을 수 없어지고 만다.
* 나는 인생의 목적이 흔히 말하듯 인생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님을 얼마의 시간이 걸리건 상관없이 기어코 납득시킨 끝에, 고달파진 우리가 최후의 상실까지 체념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할 때가 가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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