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libris

나의 서양미술 순례 by 서경식

LadyYvonne 2012. 5. 28. 18:49
나의 서양미술 순례 - 4점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창비(창작과비평사)

 

- 원제: 私の西洋美術巡禮

 

나의 서양음악순례가 넘 좋았기에 더 먼저 쓰여진 이책을 보게 됐는데(91년에 일본에서 첨 출간된 책)... 난 쫌;;;

일단 작가의 가족사가 가장 암울했을때에 쓰여진거라 작가가 보는 작품들은 그것들과 연결된 이야기들이다...

해서 굉장히 진실되고 마음이 통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무겁고 힘들다~;;; 그리고 소재가 된 그림들이 하나같이 다 고통에 찬 강렬한 그림들~ 그런 그림들은 내가 쫌 무서워하는지라;;;

하지만 서경식 이분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 아닐까 생각... 

 

그의 가족사...

아버지대부터 이미 일본에 정착한 재일교포인 작가는 두명의 형이 한국으로 유학갔다가 1971년 군사정권시절이던 당시 학원간첩단사건에 주모자로 몰려 모진 고문을 받으며(둘째형은 고문당하다가 기름난로에 스스로 몸을 던져 지금도 화상자국이 얼굴에 가득;;;;) 각각 19년, 16년동안 감옥생활을 해야했다. 결국 부모님은 두아들들의 자유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말았고... ㅜㅜ 참 모진 시대였다~

 

 

 

- quote

 

* 모름지기 명작이라는 것이 다 그렇다 할 수 있겠지만 '게르니카'야말로 바로 그것이다. 도판으로 보면 '게르니카'에서 삐까쏘가 채택한 표현의 참신성이라든가 기발함 따위는 느낄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슬픔의 깊이, 분노의 격렬함 같은 것은 알기 어렵다. 바로 그와 같은 것들을 표현하기 위하여 고심을 거듭한 끝에 이러한 필연성을 깨달을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하여 예술가가 화면에 쏟아넣은 엄청난 에너지의 총량을 감지할 수는 없다.

 

* 역사의 흐름은 (중략)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 주는 열매는 흔히 낯두꺼운 구세력에게 뺏겨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 평가나 명성이 정해진 것만을 감지덕지 고마워하며 만족해 하는, 뒤집어놓은 공식주의 냄새를 맡는다. 그것은 결국 싸움의 승패가 판가름난 뒤에야 승자 편에 가 붙는 꼴이 아니고 뭔가 (중략) 변화나 진보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변혁하고 극복해야 될 대상으로서의 전통이나 보수를 시대적 조건의 문맥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바라보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