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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둥이 톰 존스 이야기 by 헨리 필딩

LadyYvonne 2013. 4. 12. 23:46
업둥이 톰 존스 이야기 1 - 6점
헨리 필딩 지음, 김일영 옮김/문학과지성사

 

 

- 원제: the history of Tom Jones, a foundling (1749)

 

본격적인 최초의 영국 소설이라고 칭해지는 작품~ 아주 묵직하게 꽉꽉 채워서 총 두권으로 되어있다... 지금 식으로 묶어서 그런거고... 실제 총 18권 208장으로 구성되어있는 대작이다... 소설이란 장르가 자리를 완전히 잡기 전에 나온 최초의 소설로 보여지는 작품이기에(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도 그렇고 이전엔 작가가 어디서 들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그런 스타일이나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며 서술되는 그런 식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허구의 이야기임을 계속적으로 강조한다) 책의 구성과 서술 스타일이 매우 독특하다...

각 권의 서론에 해당하는 1장에는 작가가 생각하는 소설론이 담겨있다... 그리고 내용 중간중간 작가의 존재가 매우 깊이 언급되며 이런저런 자잘한 장황하다면 장황하지만 신랄하기도 하면서 코믹한 작가의 코멘트가 다량 들어가있다...

1권에선 이런 것들이 참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게 거듭되니까 2권 가서는 장황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작품 난 완독하지 못했다;;;; 2권은 다음에 여유있을때 재도전 해보는걸로...

하지만 이런 서술형식 깔끔하게 간추리기만 한다면 지금도 얼마든지 통할 것 같으다...^^

 

 

- quote

 

* 시기심이란 몹시 사악한 감정이지만 경멸감과 합쳐질 때 훨씬 배가되는 법이오. 여기에다 자신이 시기하고 경멸하는 사람에게 빚까지 졌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의 마음속에는 감사가 아니라 분노의 감정이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오.

 

* 진정으로 지혜롭고 덕을 갖춘 사람은 불완전한 사람이나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이기 때문이오. (중략) 우리는 상대방의 결점을 개선하려 하지 말고 용서해야 하오. 사랑하는 사람들의 타고난 결점을 고치려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기 때문이오. 가장 훌륭한 도자기도 그렇듯이, 가장 훌륭한 인간에게도 타고난 결점은 잇기 마련이며, 둘다의 경우 그 결점은 고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오. 본바탕은 여전히 훌륭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오.

 

* 신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해도 괜찮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품위와 예의라는 외형적인 장신구로 치장되지 않으면 미덕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젊은 독자들은 한결같은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것이오.

 

* 가까운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가까운 사람의 열정을 충족시키는 일에는 아주 냉담한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오. 가까운 사람의 열정을 충족시키는 데서 오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그런 열정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오.

 

* 자신이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될 때는 놀라고 두려워하지만 일단 그 걱정에서 벗어나는 순간 죽음에 대한 공포는 마음속에서 사라지게 되니 말이다. 죽음을 피했다고 해서 죽음에서 면제된 것은 아니다. 그건 단지 집행유예를, 그것도 아주 잠시동안의 집행유예를 받은 것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 아무리 별것 아닌 병이라 할지라도, 현명한 의사는 똑같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의미심장한 태도로 고개를 젓는 법이오. 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이유는,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승리를 거두게 되는 경우엔. 보다 큰 영예를 누릴 수 있고 혹 불운한 사고로 패배한다 할지라도 수치심을 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오.

 

* 이 장면에서 우리는 경건한 소망을 하나 말하지 않을 수 없소. 싸울때 자연의 여신이 인간에게 제공한 무기만을 사용했으면 하는 것과, 차가운 쇠는 땅을 팔 때 사용하고 사람의 내장을 파는 데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오. 그렇게 되면 군주들의 오락거리인 전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을 것이고, 또 몇몇 신분높은 귀부인의 특별요청에 따라 부대 간의 대규모 전쟁도 벌일 수 있을 것이며, 귀부인들도 왕과 같이 직접 전쟁을 참관할 수 있게 될것이오. 또한 그렇게 되면 당자엥는 전쟁터 곳곳에 시체가 널리게 되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 죽은 자들 모두는 혹은 죽은 자들 중 상당수는 베이에스의 극에 나오는 병사들처럼 벌떡 일어나 드럼이나 바이올린 소리에 맞추어 행군할 수도 있을 것이오. (중략)

 전쟁의 승패가 사실상 난도질당하고 살해당한 시체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머리가 깨지고, 코피가 터지고, 눈가에 멍이 든 사람의 숫자가 어느 쪽에 더 많은가에 따라서도 결정될 수 있지 않겠소?

 

* 상대방의 속임수를 간파하기 위해선 본인의 술수도 상대방의 술수와 같은 수준이어야 하오. 술수를 잘 부리는 사람들은 종종 상대방이 실제보다 더 현명하다고, 다른 말로 하자면, 실제보다 더 지독한 악당이라고 생각해 실패를 맛보기 때문이오.

 

* 인생은 자신에게 할당된 시간동안 무대 위에서

 우쭐거리기도 하고 짜증내기도 하는, 그런 다음에는

 더 이상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는 가련한 배우 

-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중

 

* 마침내 불행한 사람들에게 항상 호의적인 바다가 존스를 맞이하고자 그 거대한 팔을 벌렸고, 존스는 이 친절한 바다의 초대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소. 좀 덜 상징적으로 표현하자면 존스는 바다로 가기로 결심했던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