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시공사 |
- 원제 Time Was Soft There: A Paris Sojourn at Shakespeare & Co. (2005)
파리의 유명한 서점인 셰익스피어&컴퍼니의 진짜 원주인이었던 실비아 비치가 썼던 책을 얼마전 읽었던지라, 그 얼마후 그 정신을 물려받고 같은 이름의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지의 셰익스피어&컴퍼니의 이야기를 선택하게됐다...
진정한 공산주의이기도 한 조지의 독특한 서점 운영 이야기는 일단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곳이 서점인지... 노숙자의 도피소인지;;;;ㅋ 독특하신 조지 할아버지의 열정과 그 정신과 체력에 놀라기도 하고... 그분의 사상이랄까 주장하는 바랄까엔 꽤 공감이 가고 생각할 꺼리를 준다~
하지만 책 자체는 그렇게 재밌지는;;;
그래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
그들의 자유로움이 한편 부럽기도 하고 한편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 무모하기도 하고 한편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 용기를 주기도 하고...
- quote
* 여기서 살려면 걱정하는 법을 잊어버려야 해
* 그런 극기와 자제가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살아남은 비결이며, 조지가 반세기 동안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조지는 돈이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임을 깨달았고, 돈에 대한 의존을 줄임으로써 억압적인 세계의 손아귀를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 사람들은 다들 일이 너무 많다고 불평해. 돈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요점이 뭐야? 가능한 한 적은 돈으로 살면서 남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톨스토이를 읽거나 서점을 운영하면 왜 안되는 거지? 전혀 말도 안되는 불평이야.
* 그 서점 모토는 다정하고 따뜻하죠.
변장한 천사일지 모르니 낯선 이에게 친절하라.
* 조지는 세상에 진짜 공산주의가 있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탈린은 폭력적인 협잡꾼이었고, 한때 아름다웠던 카스트로의 이상주의는 권력욕 때문에 부패했다.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를 시험해볼 정부가 더 필요할 뿐이다. 자본과 자원이, 다중 칼날 면도기를 또 새로 디자인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드는데 쓰이지 않고, 교육과 가족에게 곧장 돌아가는 체제를 시험할 정부가 더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현대 지도자들 가운데 이런 시도를 해볼 용기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국제 자본 공동체가 그 나라의 국가 부채 이율을 올릴 것이며, 그 경제에 해머를 휘둘러 결국 나라 문을 닫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부유한 석유 회사, 부시 일가 같은 돈많은 가문, 빌게이츠 같은 카우보이 기업가들을 생각해보게. 이 사람들이 왜 게임의 규칙을 바꾸겠나? 이사람들은 승자야. 다른 사람들이 잃고 있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 공산주의는 굳어진 권력에 대항하는 사상인 만큼 그 사상에 악명을 씌우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조지의 말에 따르면 차우셰스쿠의 인권 침해와 쿠바에서 배를 타고 새어 나오는 난민들에 관한 이야기들은 무성한 반면, 공산주의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매스미디어 종사자들이 성공담을 퍼뜨리려 하지 않게 때문이었다.
"(중략)쿠바는 중남미 중 문맹률이 가장 낮아. (중략) 인구 1천명 당 박사학위 소지자의 수가 미국에 비해 두배나 많지. (중략) 모든 사람들이 무료 건강보험 혜택을 누린다네." (중략)
"쿠바의 병원과 함교가 최근 들어 쇠락하긴 했지. 그렇지만 그건 미국이 이끄는 무역제한 때문에 경제가 황폐해졌기 때문이야."
(중략)
"공산주의는 무엇보다 공동체를 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뜻이야."
세계는 아직 유토피아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조지는 계속 찾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었다.
* 징조에 대해 다시 긴 토론을 했다. 나는 모든 것에는 메시지가 깃들어 있으며 혀를 날름거리는 개나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 같은 것을 주의 깊게 살펴서 자신의 길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톰은 그것이 내적인 과정으로, 삶의 매 순간은 잠재적 의미를 가진 수천 가지 사건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대로 그 사건을 해석한다고 생각했다.
* 오웬미니를 위한 기도(by 존 어빙)라는 소설책이 있다. 그 소설에서 어린 오웬은 도움을 받아야 넣을 수 있는 덩크슛을 끊임없이 연습한다. (중략) 오웬은 아무런 이유없이 이 슛을 완벽하게 던지기 위해 미친 듯이 연습한다. (중략) 나이가 들어서 그의 운명이 찾아온다. 그가 공항에 있을때 테러리스트의 수류탄이 아이들 근처에 떨어지게 됐는데, 오웬은 그 슛 동작으로 높이 있는 창밖으로 폭탄을 던져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오래 그 슛을 연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갑자기 깨닫게 된다.
* 내가 항상 이곳에 대해 꿈꾸는 게 있어. 저 건너 노트르담을 보면, 이 서점이 저 교회의 별관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 저곳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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