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문학동네 |
드뎌 세권을 독파했다... 세권을 다 합하면 거의 2000여장이 되는 저 두꺼운 소설을 다 읽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나자신 기특하다는~;;;ㅋ
하지만 저 두께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은 굉장하다...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는... 좋고 싫고를 떠나~ㅋ
일단 좋고 싫고 중에...난 하루키 팬임에도... 싫다쪽이다...^^;;;
분위기가 완전히 그의 초기작쪽으로 다시 넘어온 듯한 그 우울함이란... 거기에 난해함을 더하여...
물론 그 초기작때도 난 빠져서 읽긴 했었고 또 그래서 하루키 팬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소설에서 오는 그 분위기는 내게 엄청 영향을 줘서 그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 난 후 상당기간동안 날 힘들게 했었다... 그래서 그의 장편소설은 끊었었다... 전혀 분위기가 다른 그의 수필들과 단편소설들만 읽으며~ 그의 수필들 또한 내게 참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그건 건전한 영향들이었다~ㅋ
근데 '스푸트니크의 연인들'이라든지 '해변의 카프카'를 보면서 그의 그런 우울한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신비함이 더해지면서 우울함은 사라지고 환상소설 풍으로~ 내가 느끼기엔~
참 재밌게 유익하게 알차게 읽었던, 인상에 남는 작품들이었다...
해서 엄청난 극찬과 인기를 한몸에 받는 1Q84 참 기대됐었다... 하지만 그 두께에 눌려 계속 미뤄오다가 이제서야 보게된것...
읽는 동안 우울함을 넘어서 음울하고 음습한 그 분위기... 싫었지만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알고싶어 끝까지 보고난 지금은... 역시 확 와닿게 이해한건 아니지만 조금쯤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리고 되새겨지는 남는 부분도 있고...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해설이랄까 그런책이 눈에 띄기에 조만간 고걸 좀 봐봐야겠다~;;;ㅋ
- quote
1권
* 하나의 사물은 하나의 시간에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한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다. 현실이란 한없이 냉철하고 한없이 고독한 것이다.
* 거미로서는 애당초 참을성이라는 의식도 없을 것이다. 거미는 집을 짓는 것 외에 특별히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저 거기 가만히 붙어 있는 것 말고는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자리에 붙어 계쏙 사냥감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수명이 다하면 허옇게 말라죽는다. 모든 것은 유전자에 일찌감치 설정되어 있는 일이다. 거기엔 망설임도 없고 절망도 없고 후회도 없다. 형이상학적인 의문도, 도덕적 갈등도 없다. 아마도.
* 소설을 쓸때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말하기 시작하면 길어진다. 또한 그것은 일단 말로 해버리면 가장 중요한 뉘앙스를 잃어버리는 종류의 일이었다.
* 자신이 배척당하는 소수가 아니라 배척하는 다수에 속한다는 것으로 다들 안심을 하는 거지. 아 저쪽에 있는 게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하고. 어떤 시대든 어떤 사회든 기본적으로 다 똑같지만 많은 사람들 쪽에 붙어 있으면 성가신 일은 별로 생각하지 않아도 돼.(중략)
하지만 그런 환경에 속하면 적어도 자기 머리를 쓸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머리를 써서 성가신 일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지.
* 사물은 같아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건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거예요. 그 당시는 밤의 어둠이 훨씬 더 깊었을테고, 달은 그만큼 더 환하고 크게 빛났겠지요. (중략) 일상적으로 내가 듣고 싶을 때마다 음악을 이렇게 정리된 형태로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중략)
하늘에 뜬 달은 똑같아도 우리는 어쩌면 다른 것을 보고 있는지도 몰라요. 사세기 전에는 인간은 좀더 자연과 가까운 풍성한 영혼을 갖고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곳은 잔혹한 세계였어요. (중략) 많은 사람들은 감수성이나 영혼의 풍성함과는 아무 인연이 없는 세계에서 밑바닥 삶을 살아야 했어요.
* 유전자 입장에서는 인간이란 결국 단순한 탈것에 불과하고 거쳐 가는 길에 지나지 않는 것이에요. 그들은 말이 움직이지 못하면 또다른 말로 바꿔 타듯이 세대를 건너 우리를 타고 건너가지요. 그리고 유전자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이냐 하는 건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가 행복하건 불행하건 그들은 알 바 아니지요. 우리는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으니까.
* 광기든 편견이든 지금 여기서 그것에 몸을 던지고 그로 인해 내몸이 파멸한다 해도, 이 세계가 완전히 사라져 없어진다 해도, 대테 잃어버릴 무엇이 내게 있을까.
* 그녀가 아는 것은 자신은 이제 또다른 인생을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것 정도다. 무엇이 어찌 되엇든 나는 이 인생을 살아나가는 수밖에 없다. 반품하고 새 것으로 바꿔달라고 할수는 없다. 그것이 아무리 기묘한 것일지라도, 일그러진 것일지라도, 그것이 나라는 탈것의 존재방식이다.
*우리의 기억은 개인적인 기억과 집단의 기억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거야. (중략) 그 두가지 기억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잇지. 그리고 역사라는 건 집단의 기억을 말하는 거야. 그것을 빼앗으면, 혹은 고쳐 쓰면 우리는 정당한 인격을 유지할 수 없어.
* 네벨스코이 장군의 증언에 의하면 길랴크인은 농업을 크나큰 죄악으로 간주하여 땅을 파헤치거나 식물을 심으려고 하면 그 인간은 반드시 죽는 것으로 믿고 있다.
* 세계라는 건 말이지, 아오마메 씨,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
2권
* 체호프가 말했어. (중략) 이야기 속에 필연성이 없는 소도구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거지. 만일 거기에 권총이 등장햇다면 그건 이야기의 어딘가에서 발사될 필요가 있어.
* 마음에서 한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 따위,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아.
* 부검이 끝나면 다시 봉합되어 아마도 간단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화장장으로 실려가 태워진다. 연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에 뒤섞인다. 그리고 비가 되어 지상에 내려와 어딘가의 풀을 키운다.
3권
* 모든 것은 습관적인 의식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때로는 단순한 반복이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때도 있다.
* 까마귀는 시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을거야. 시간관념은 아마 인간에게만 있을테니까. (중략)
인간은 시간을 직선으로 인식해. 길고 반듯한 막대에 눈금을 새기는 것처럼. 이쪽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이 뒤는 과거, 그리고 지금은 이 포인트에 있다, 라는 식으로. (중략)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은 직선이 아니야. 어떤 모양도 갖고 있지 않아. 그건 모든 의미에서 형태를 갖지 않는 것이야. 하지만 우리는 형태 없는 것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없으니까 편의상 그걸 직선으로 인식하지. 그런 관념적인 치환이 가능한 건 현재로서는 인간뿐이야.
* 인간은 희망을 부여받고, 그것을 연료로, 목적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간다. 희망없이 인간이 계속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머리로 뭔가 생각한다는 걸 아예 하지 못한다. (중략) 그리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인간일수록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 그들은 외모도 아름답고,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게다가 스포츠 만능에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우시카와의 눈으로 보자면, 그들의 인간성은 구제할 길 없이 천박했다. 사고방식은 단순하고 시야는 좁고 상상력이 결여되었으며 세상의 시선에만 신경을 썼다. 무엇보다 풍부한 지혜를 키우는 데 필요한 건전한 의구심이라는 것을 갖고 있지 못했다.
* 어떤 사람이든 사고나 행동에는 반드시 패턴이 있고, 그런 패턴이 잇으면 거기에 약점이 생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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