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libris

말하다 by 김영하

LadyYvonne 2016. 8. 12. 22:53
말하다 - 8점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부제: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3부작 중 두번째... 난 거꾸로 보고있는거네;;; 세번째인 '읽다'를 먼저 봤고, 이번에 '말하다'...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좀 보니까 꽤 괜찮아서 열심히 읽게 된~ 도움이 된 내용이 꽤 많았다...

그동안의 여러 매체를 통한 인터뷰나 강연 등을 엮은 책이랄수 있는데... 흥미로운, 유익한, 배울만한,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다시한번 김영하 책을 좀더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 quote

 

* 힘들게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 책을 보려고 노력하고,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듣기도 한단 말이죠. 그건 자기 안에 남아 있는 인간다움, 존엄을 지키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 소설이라는 게 원래 실패에 대한 것이다. (중략) 문학은 성공하는 방법은 가르쳐줄 수 없지만 실패가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것, 때로 위엄 있고 심지어 존엄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 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비관적 현실주의에 두되, 삶의 윤리는 개인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략) 건강한 개인주의란 타인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독립적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 안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때의 즐거움은 소비에 의존하지 않는 즐거움이어야 합니다. (중략) 즉, 구매가 아니라 경험에서 얻는 즐거움입니다.

 

*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중략)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 지금까지만 보면 스마트폰은 인간을 스마트하게 만들었다기보다 스마트하게 인간을 구속하게 된 것 같습니다. (중략) 이것이 너무 일상화되면 인간과 스마트폰이 하나의 기계로 일체화됩니다.

 

* 그 어떤 세계가 정지된 채로 있는 거예요. 내가 내 책상에 앉아야만 그 인물들이 살아서 움직이고요. (중략) 저는 작가로서 전지전능하지는 않아요. 그들을 컨트롤할 수도 없고요. 그 인물들은 스스로 움직이는데, 저는 단지 그 움직임이 시작되도록 스위치를 올리는 셈이에요.

 

* 밀란 쿤데라가 한 멋진 말이 있어요. 소설은 "도덕적 판단이 중지된 땅이다". 돈키호테에 대해서 (중략) 마담 보바리에게 도덕적 판단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독자가 좀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는 거죠.

 

* 인간이란 존재는 이런 거예요. 낯선 곳에 엉뚱하게 던져진 존재라는 것. 그러니까 자기도 잘 모르는 낯선 곳에 엉뚱하게 던져져서 여기가 어딘가를 어리둥절해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중략) 결국 인간은 이미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며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그 운명으로 걸어들어가는 존재라는 거죠.

 

* 딱 한가지 믿는 것은 있어요. 그것은 이야기라는 것의 영속성이에요. 인간은 영생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의 끔찍함은 바뀌지 않을 테지만 저는 이야기가 영속한다는 것은 믿어요. 예를 들어서 유대인이든 탈레반이든 어떤 오래된 이야기들의 숙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인생이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여러 인물들을 겪으며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건들을 맞닥뜨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우리가 언젠가는 만날지도 모를 사람들을 깊이,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모든 것이 '털리는' 시대. 그러나 책으로 얻은 것들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독서는 다른 사람들과 뭔가를 공유하기 위한 게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결코 공유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 내면을 구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백명의 독자가 있다면 백 개의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그 백개의 세계는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읽은 책이 다르고, 설령 같은 책을 읽었던라도 그것에 대한 기억과 감상이 다릅니다. 자기 것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대에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 고유한 나, 누구에게도 털리지 않는 내면을 가진 나를 만들고 지키는 것으로서의 독서. 그렇게 단단하고 고유한 내면을 가진 존재들, 자기 세계를 가진 이들이 타인을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세계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세계의 모습입니다.

 

* 10~15년 후에나 올거에요. 아마 그때의 주체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일겁니다. 이 아이들이 10년, 15년 후에 서서히 등장하고, 그중에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도 나올거라고 생각해요.

 세계{ 문학사를 봐도 이민자 출신, 식민지 출신의 중요한 작가들이 참 많았거든요. 일본에서는 재일교포 작가들이 그런 역할을 했고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두 언어를 사용하는 부모덕분에 언어적 감수성이 민감할 것이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살아가느라 굉장히 예민하게, 날카로운 자의식으로, 아웃사이더의 시점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볼 거예요. 그에 반해서 토종 한국인 중산층 가정의 학생들은 지나치게 평준화되어 있어요. 아파트 단지에 사는 4인 가족 혹은 3인 가족 속에서 학원에 다니며, 아주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삶을 살거든요.

 

* 신이 유일하다는 것은 중동에서 만들어진 개념이고 이 개념이 지난 2000년 간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다신교적 세계와 충돌하며 많은 비극들을 만들어왔습니다. 게다가 그 신은 아버지 신, 즉 남성 신이면서 동시에 다른 어떤 신도 허용하지 않는 '질투하는 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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