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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천천히 그곳을 걷는다 - ![]() 길혜연 지음/문예중앙 |
- 부제: 카뮈의 집에서 뒤라스의 바다까지 여행자를 부르는 작가의 흔적을 찾아
컨셉자체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문제는 선택된 작가들이 내겐 좀 낯선 작가들이란 점... 그리고 참 재미성 없게 쓰여졌단 점... 굉장히 개인적이고 차갑게 느껴지는 장막을 살짝 친듯한 작가의 분위기가 맘에 안들었다... 해서 결국 뒤엔 설렁설렁 봤다...
- 목차
프롤로그
나의 사랑 너를 위해 / 자크 프레베르
거기에 사막이 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을 자유 / 알베르 카뮈
있는 그대로의 진실 / 에밀 졸라
떠나는 길, 돌아오는 길 / J. M. G. 르 클레지오
나는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허구다 / 장 콕토
하늘의 빈터 / 프랑시스 잠
모험에 대한 경이로운 상상 / 쥘 베른
모든 것이었고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라노’ / 에드몽 로스탕
열정의 장소 / 마르그리트 뒤라스
* 어쩌면 소나기가 내린 후 투명해진 공기의 입자들이 저희끼리 속닥대다 간지러움을 참지 못해 빨주노초파남보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 아주 조금만 더 미치면 참 행복할텐데
* 프루스트는, 현실은 기억 속에서만 형태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자기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의 형태를 알고 싶어서 기억을 되살리는지도 모른다.
* 떠난다는 것은 기분전환이기도 하지만 태양의 무게와 빛, 물의 맛, 하늘의 모습, 생활의 색깔을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떠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영혼을 전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 안에 숨겨져 잊고 있었던 또 다른, 거의 새로운 것을 재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떠난다는 것, 그것은 나 자신을 되찾는 것이고, 존재하는 법을 새로 배우는 것이다. - 미셸 쉬프랑, <프랑시스 잠의 피레네> 중에서
* 설렘은 나를 일상으로부터 들어 올리며 색다른 발견을 하게 한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게 하고, 익숙한 것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열어준다. 때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고귀한 것을 알게 하고, 그로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 일상 또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그래서 나는 설렘이라는 마음상태를 귀하게 생각한다.
* 시를 쓰는 사람도 시인이지만, 내게 시인이란 어떤 형태로든 보이지 않는 것을 노래하는 사람이다. 눈과 귀와 마음이 굳지 않은 사람이다. 이들이 이러한 설렘에 민감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화가도 음악가도 시인이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잇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끔씩 시인들을 만난다.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색채와 선율과 언어의 스펙트럼에 걸러내어 보이게 하고 들리게 하고, 냄새로든 혀끝으로든 맛볼 수 있게 하는 모든 사람들이 시인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아무도 몰라서 그렇지, 나도 당신도 시인일지 모른다.
* 그의 작업실에 들러 그의 예술혼을 조금 훔친 후, 마치 내 집인 양 정원으로 나가 초여름 나무그늘 아래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일은 파리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였다.
*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붓으로 새장을 그린 다음 새장 문을 열어놓고 기다려야 한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지는 알 수 없다. - 자크 프레베르의 새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하여
* 가지고 있을 때는 모르다가 잃고 나서야 무엇을 잃었는지 알게 되는 건, 그때서야 그것이 소중했음을 알게 되는 건 무슨 연유일까. 그것이 상실의 원리인가.
* 내게 삶은 여전히 슬픔인가. 삶은 내게 기쁨도 알게 했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애잔함은 내내 지워지지 않는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가엾게만 보이는 탓이다.
* 오랜 세월동안 가장 어려웠던 상황에도 변함없이 그를 일상의 나날 위로 들어올리며 그에게 무한한 양식이 되었으며 끊임없는 너그러움으로 생존의 이유를 부여해주었던 어렴풋한 기운이, 반항하지 않고 늙어가며 죽을 이유 역시 챙겨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희망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 최초의 인간 마지막 문장
* 인간이 이토록 슬픈데
주여, 바다가 너무도 푸르릅니다. - 엔도 슈사쿠의 침묵의 비
* 표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지만 이제 좀 나아진 사정이 있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해와 달과 별을 따라가면 된다는 것을 뒤늦게 눈치채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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