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고양이, 오후 - 전지영 지음/예담 |
- 부제: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애정
비혼의 삶을 사는 작가의 이야기...
생각보다 훨씬 잼나게 읽었다... 글을 잼나게 읽을 맛 나게 쓴다... 그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가의 글 찾아볼 듯...
- 차례
프롤로그
1 정말이지 삶이란
프란츠 카프카, 《소송》,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고통
2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빛나는
현실의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3 그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로맹 가리를 향한 열렬한 포옹 《그로칼랭》
4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
레이먼드 카버, 그리고 《제발 조용히 좀 해요》
5 때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해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그것을 읽는 우리
6 그림자를 보며 걷다
어둠이면서 빛, 어슐러 K. 르 귄의 《어둠의 왼손》
7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실
소포클레스, 저항하는 여인 《안티고네》
8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이었을까
이디스 워튼이 살았던, 혹은 벗어났던 《순수의 시대》
9 순간에 대한 애정
나쓰메 소세키의 이름 없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10 아무렇지 않은 삶의 표정
앨리스 먼로, 그리하여 《디어 라이프》
- quote
* 연금술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물이 진짜 이름, '로고스logos'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진짜 이름은 그 사물의 본질이다. (중략)
어슐러 K. 르 귄은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에서 마법이란 바로 사물의 진정한 이름을 깨우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훗날 위대한 마법사가 되는 주인공 게드에게 스승인 대마법사는 돌을 보석으로 바꾸는 마법을 보여주면서 환각술이란 그저 단순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환각으로 사물을 바꿀수는 없다. 이돌을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 진정한 이름을 변화시켜야 한단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건, 얘야, 그게 세상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고 할지라도, 세상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야.
성경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태초에 '말씀logos'이 있었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다.
* 우리는 삶의 공허함이 지금보다 진실한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서 채워지기를 기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전하게 나 혼자일때, 정확하게 말하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정신 활동을 할때 삶은 충만해진다.
* 소설을 읽는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와 텔레비전, 게임을 즐기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학에는 그런 기능이 있다. 누구라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혼자가 아니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 "행복이란 녀석은 내 주소를 아예 잊어버렸나 봐요." 어떤 소설에서 읽었던 이 말
* 삶은 자전거를 타고 가르는 공기처럼 아무렇지 않게 달라지고 있다.
*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고양이 세계의 가장 큰 축복이다. 모험은 늘 애송이의 몫이다.
* 삶의 어떤 부분은 말할 수 없다. 말하려고 하는 순간 그것은 그저 가볍고 우스운 것으로 변해버린다. 어느날 삶을 텅 비게 하는 것, 쓸모없는 무엇으로 남아 있는 시간을 가득 채우는 것, 아무것도 없는 오늘을 견뎌야 하는 것, 그것은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이다.
* 현재의 나는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함께 내가 매순간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무엇을 실행했는가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이미 자신의 운명에 대한 방향키를 쥐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나의 노력으로 무슨일이든 사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략) 하지만 누구라도 삶의 한순간, 뜻하지 않은 급류에 휩쓸려 절망할 때가 있다. 그순간이 되면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방향성과 타인의 방향성과 물리적인 방향성으로 꼼꼼하게 작성된 거대한 운명의 계획을 고쳐보겠다는 시도가 얼마나 무모한지 알게 된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한가지, 자신의 방향성뿐이다. 비극은 그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방향성, 다시말해 그 태도를 선택한 자신이 누구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 사람은 누구나 자신 안에 작은 씨앗을 품고 태어난다. 그 씨앗은 혈연이나 기질, 사회의 가치와 상관없이 독립적이고 완전한 존재로서 꽃을 피운다. '잠재력' 혹은 '가능성'이라는 씨앗이 어떤 나무로 자랄지, 어떤 꽃을 파울지 자기자신도 알 수 없다. 울창하게 자라 꽃을 피우는 시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신 안의 씨앗이 참나무인지 아니면 벚나무인지 확인할 수 있다. (중략) 예민하고 까다로운 씨앗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끈질긴 인내가 필요하다.
*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무는 자랄 수 없다. 하지만 햇빛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복잡하고 끈질긴 성장에는 반드시 자신의 그림자를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순간이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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