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 최진석 지음/열림원 |
- 부제: 단 하나의 나로 살게 하는 인생의 문장들
tv에서 우연히 이 작가가 얘기하는 걸 보고 괜찮다싶어 보게됐다...같은 작가의 다른 책도 봐봐야겠단 생각했던듯... 후기 좀 제때 올리자 ㅠ
- quote
* 책읽기는 정보수집이 아니라 일종의 수련입니다. 낱말과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독서의 전부는 아닙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낱말과 낱말 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텐트를 치고 남몰래 머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남몰래'입니다. 문장들 사이에 자기만의 처소를 다지는 것이 책 읽기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 순자는 바람과 비를 갖고 싶으면 우선 흙을 쌓아 산을 이루라고 합니다. 그러면 바람과 비가 거기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지요. 흙을 쌓고 산을 이루는 수고만 하면 비람과 비는 행운처럼 그냥 드러납니다. 바람과 비는 만들어 갖는 것이 아닙니다. 내 수고를 거쳐 현현하는 그들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다만 나타난 결과가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마음의 터전을 닦고 또 닦을 뿐이지요. 이렇듯 심리적인 준비가 중요합니다.
* 사실을 일대일 정면으로 표현할때 드러낼수 있는 진실은 매우 협소합니다. 하지만 픽션은 은유룰 통해 진실을 전혀 다른 대상에 빗대며 허구로 포장함으로써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요. 숨어있는 진실이 몰래 드러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픽션이 고도화되면 이것을 추상이라고 합니다. (중략) 은유와 추상처럼 픽션의 기법으로 접촉하는 진실은 훨씬 넓고 깊으며 생동감있게 그 모습을 드러내지요.
* 우리 인생에 빗대면 페스트는 특정관념에 지배당하는 것, 정해진 마음에 갇히는 것을 말합니다. 이 모든게 다른 세계와 만나지 못하는 결별이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학대지요. (중략) 정해진 마음, 미래에 대한 곤혹, 고통, 번민, 나를 잡아먹고 세계와 결별시키는 부조리에서 벗어나 어떻게 더 나은 단계로 건너갈 것인가 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주제입니다.
* 정해진 마음에 갇혀 습관적으로 살다 보니,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긴장해야 합니다. 카뮈는 이처럼 나의 지향을 모색하며 살아가는 과정을 투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카뮈는 이 부조리한 세상에 갇히지 않고 자기의 행복, 사랑, 자유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했습니다. 페스트 같은 것들이 닥쳐와 행복괴 자유를 잃더라도 의지를 갖고 긴장을 풀지 않으면 투쟁을 통해 결국 다시 그것을 찾을 수 있다.
* 나는 나로 살아야 존재의 완성을 경험하다는 확신을 알려주는 웅변이다. 인간은 흔히 인가으로 완성되는 이 길에서 우왕좌왕하고 좌절한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방황하는 길 위에서 "너는 누구냐?"라는 환청에 시달린다면, 오히려 괴로워말라. 이는 병이 아니다. 신이 되어가는 고단한 여정에서 스스로 내리는 축복의 성스러운 종소리다.
*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이미 존재하는 행복이라는 이미지, 관념에 자기를 끼워 맞추려고 하지요. 다시말해, 자기만의 행복을 생산하려는 존재가 아니라 정해진 행복에 다가가려고 애쓰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관념은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인데, 행복해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소외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데미안에서도 '행복을 창조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라는 주제가 일관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 "내가 완전한 고독으로 나에게 도달했다. 이제는 내가 나의 원인이고, 내가 나의 목적이다." (중략) '그래서 내가 나다. 내가 신이다.' 우리 인생은 정말 짧습니다. 짧은 인생에서 어떻게 무한을 생산하고 경험할 것인가는 인간이 물어야 하는 굉장히 큰 질문
* 많은 사람이 무엇을 할때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하는데요,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걷는 길에 자기자신이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략)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이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내가 죽기전까지 해내야 할 사명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매우 절박하고 적극적으로 제기해 자기만의 길을 발견해야 합니다
* 무엇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와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부터 하고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생각하고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면서 생각하는 거야. 사람은 움직이면서 무엇인가를 떠올려야 해요.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 창의성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단순한 일을 지겹도록 반복하고 반복하면 어느 순간에 현현하는 거지요. 영감도 어디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생산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배가 난파되었으면 신에게 기도만 할 일이 아니라 살기 위해 죽기 직전까지 발버둥쳐야해요. 발버둥 치다 보면 그 발버둥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살아나는 것이지요. 그것이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이지, 그런 발버둥도 없이 신이 와서 덥석 구해주는 일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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