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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지향의 일본인 by 이어령

LadyYvonne 2014. 4. 19. 13:47
축소 지향의 일본인 - 6점
이어령 지음/문학사상사

 

 

일본어판이 먼저 나와 일본에서 엄청 이슈가 되고 나서 한국에서도 나왔나보다... 세계적으로 일본인론의 책 중 손에 꼽히는 책이란다... 꽤 비판적으로 썼는데 일본에서도 꽤 수긍했었나보다...

첨엔 에이 넘 껴다 맞춘거 아냐 하며 읽었는데 읽을수록 나루호도!이렇게 되더라는;;;ㅋ

일본문화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부분 새롭게 알게되서 공부가 됐다...

하지만 역시 쓰여진게 70년대라니 지금의 일본을 생각하고 읽는데는 좀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특히 한국에 비교하여 일본을 이야기한 데에서는 지금에 와선 좀 다른 양상이란 생각이~ 그동안 일본을 본받은 점이 넘 많아서 그런가;;; 그리고 중국의 경우와 일본의 경우 그리고 한국의 경우를 비교한거를 보다보면 과연 한국의 독자적인 문화란게 있긴한건가 하는 의심마저;;; ㅜㅜ 일본은 어쨌든 남의 나라에서 배운것들을 자기들방식으로 발전해나간 모습이 보이는데 왠지 한국은 중국의 아류란 느낌이... 내가 잘 몰라서일까~?

어쨌든 일본의 전통과 역사를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됐다...

 

 

 

- 차례

 

제1장 일본 문화론의 출발점
환상의 옷을 입은 일본론
포크와 젓가락
작은 거인들
'축소'의 문학적 상상력

제2장 축소지향의 여섯가지 모형
이레코형
쥘부채형
아네시마 인형형
도시락형
노멘형
문장형

제3장 자연물에 나타난 축소문화
밧줄과 수레바퀴
축경-풍경 기호로서의 정원
돌과 모래만의 자연-아름다움 포로
분재-정교한 실내악
꽃꽃이-우주의 꽃잎
상자 속에 들어간 작은 신들

제4장 인간과사회에 나타난 축소 문화
다다미 4조 반의 공간론
달마의 눈꺼풀과 부동자세론
'이치고이치에'의 문화
주객일체와 '화'의 논리
현대 사회의 하나미치
도구와 사물에 대한 사랑

제5장 산업에 나타난 축소 문화
일본 정신과 트랜지스터
축소의 경영학
로봇과 파친코
'나루호도'의 사고 방식

제6장 확대지향의 문화와 오늘의 일본
타인의 땅을 끌어오는 문화
사무라이 상인
넓은 공간에 대한 공포
탈출과 회귀의 일본적 조건
명예 백인의 탄식
도깨비가 되지 말고 난쟁이가 되라

작품해설_왜 지금 '축소지향의 일본인'인가-다카노 하지메
후기_[축소지향의 일본인]이 나오기까지

 

 

 

- quote

 

*  서로 대립하는 모순된 두 가치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괴롭고 힘든 일이다. 여기서 이념의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 선택 때문에 사상을 탐구할 필요가 생긴다.

 그러나 일본인은 이와 같은 이념 그리고 현세를 초월한 이상의 원리를 탐구하려 들지 않는다. 축소지향의 문화는 추상적인 사고와는 인연이 잘 맞지 않는 문화이다. (중략)

이치를 존중하지 않는 세계, 이데올로기가 없는 세계에서는 '편의주의'가 행동의 척도가 될 수 밖에 없다. (중략)

이념의 시계를 감성으로, 이미지로, 예술로 대치한 것이 일본 문화라 할 수 있다. 일본이 근대화를 재빨리 이룩하고 서구문명을 쉽게 수용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중국인이나 한국인과는 달리 자연에 대한 '이념'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일본인은 차를 마시는 정신을 관념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구체적인 물건을 통해 파악한다. 그것은 관념적인 것을 감각적인 것으로 바꿔놓는 문장형의 축소지향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도에서 물건을 중시하는 현상은 실감 신앙과 통한다. (중략)

 이념을 숭상하는 것이 아니라 '모노(물건)'을 떠받든다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일본문화의 성향이 추상적인데보다 구상적인 데 그 특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중략) 축소지향성이 강한 일본인들은 추상적인 것을 압축해 그것이 가시적이고 촉각적인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것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 유신 이후 군국주의의 이빨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의 세계를 물어뜯던 왜구 문화의 확대지향에서 일본이 다시 그 전통적인 축소지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일본인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었다. 패전과 GHQ 치하에서 어쩔 수 없이 '축소 문화'를 지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일본은 뜻하지 않게 고도성장을 하게 된다.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지금 다시 확대지향으로 나가려 함으로써 일본인은 지금 또다시 낭떠러지에 서 있는 것이다.

 일본의 축소지향은 안에서는 미덕이 되지만, 세계무대의 입장에서 보면, 근면은 '일벌'이 되며, '잇쇼켄메이'는 세계 시장 정복의 야심이 되고 또 '이치자콘류'는 배타주의로 비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