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법칙 -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문학세계사 |
- 원제 La Regola Delle Ombre (2009년)
엄청 두꺼운 책이었던데다... 처음 분위기가 영 맘에 안들어 금방 포기하게 될줄 알았는데... 프롤로그 격인 단락을 지나고 주인공 등장하면서 완전 재밌게 읽어나가게 됐던 책...
역사적 사실과 상상의 픽션이 만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
특히 15세기 르네상스시대의 메디치가와 그시대 천재예술가들 그리고 유명인문학자들과 철학자들 바티칸의 교황과 추기경들이 얽혀서 만들어내는 장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시대의 최고의 미인이었다는, 보티첼리의 그림으로 남아있는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죽음을 넘나드는 이야기까지~ 이거 영화로 만들면 완전 재미날거 같으다~ㅋ
이야기의 결말도 역사적사실과 맞물려있다... 책 다 읽고 조사해보니 주인공인 피코는 프랑스로 넘어가 책을 쓴다... 그리고 이탈리아 북부로 넘어가 특이한 시(그 바티스타 알베르티의)의 책을 남기는 프란체스코 콜론나...
이거 담 이야기도 씀 재미날 거 같은데... 잼나잼나~
이야기도 재밌을뿐만 아니라 그 밑바닥을 뒷받침하고 있는 그시대 학자들의 이론들도 느껴볼수 있다...
특히 피코의 스승인 루크레티우스의 이론은 내가 생각해왔던 사상이랄까랑 꽤 통한다...
- quote
* 저는 루크레티우스의 가르침을 믿습니다. 물론 플라톤 년(세차운동이 한바퀴 도는 약 26000년의 주기)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모든게 되돌아올겁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대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물질을 이루는 원자들이 다시 같은 형식으로 나타나려면 무한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 루크레티우스의 생각에는 절망이 없어! 오히려 존재도 하지 않는 초워적인 존재들로 쓸데없이 위안을 받지 않고 우리들의 유한성을 담담히 받아들이지. 바로 자신의 한계 내에서 존엄을 찾는 인간의 우월함이 이러한 유한성 속에 모두 들어 있는 거지. (중략) 우리의 운명을 갈망하고 그것을 크게 만들고 싶어 하는 그런 것 말이지. 플라톤 년이 끝나는 해에는 모든게 다시 돌아오게 될 테니까.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우리의 한계를 영원히 표시하게 될거야!
* 이건 자연의 법칙입니다. 이렇게 물질이 훝어졌다가 새로운 형태로 다시 모이는 거지요. 사물은 죽으면서 다른 사물을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죽음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나지요. 때로는 똑같은 형태로 살아나기도 하고요.
* 저는 자연이란 바로 원자가 허공에서 수직으로 끝없이 떨어지고 잇을 때 원자가 그 길을 이탈하게 만들고 그 원자들의 만남과 결합에 생명을 부여해 모든 사물의 외면을 만드는 맹목적인 힘을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피쿠로스는 이것을 클리나멘이라고 불렀고 다른 이들은 정신이라고 불렀습니다.
* 당신네 남자들은 모든 여자에게서 찾는 게 바로 이런 거잖아요. 당신들의 꿈으로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힘 없는 공간 말이에요. 그리고 여자는 이렇게 해야만 하죠. 당신들의 꿈을 옷으로 입어야 하는 거예요. 당신들 각자가 당신들이 잃어버렸던 것을 거기서 찾아야 하니까요. 남자들은 내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내가 입은 꿈의 옷을 흠모하는 거예요. 난 시모네타 베스푸치 이야기를 들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녀가 그저 거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지요. 거울이요, 이것하고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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