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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묘약 by 김화영

LadyYvonne 2013. 8. 29. 11:52
여름의 묘약 - 4점
김화영 지음/문학동네

 

 

프랑스문학의 번역자로 유명한 김화영... 무슨 책때문이었는진 기억나지 않는데(아님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좋은 번역자라고 알고 있는 김화영의 프랑스 문학기행책이랄까... 오래전 젊은 시절 프랑스에 유학가서 꽤 한동안 머물렀던 프랑스를 다시 나이가 들어 가족과 함께 여행가서 쓴 책... 넘나 부러워서 심통이 나서 더 재미없었다...^^;;;;

 

 

- quote

 

* 그런데 나는 왜 이처럼 개선된 도시 환경이 오히려 낯설고 불만스럽게 느껴지는 것일까? 인간이란 기이한 동물이다. 세계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기억과 정서의 그물을 씌워서 주관적으로만 읽으려 든다.

 

* 카뮈는 그의 시적 산문 <사막>에서 이렇게 썼다. "이미 수없이 많은 눈들이 이 풍경을 응시했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런데 내게는 이 풍경이 마치 하늘의 첫번째 미소와도 같이 여겨졌다. 그것은 가장 깊은 의미에서 나를 밖으로 끄집어내놓는 것이었다. 나의 사랑과 이 돌의 아름다운 절규가 없다면 모든 것이 다 무용하다는 것을 이 풍경은 내게 확신시켜준다. 세계는 아름답다. 이 세계를 떠나서는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 이 풍경이 내게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위대한 진실은 바로 정신이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스 마음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햇살에 따뜻해진 돌, 혹은 하늘에 구름이 걷히면서 흠씬 키가 크듯 위로 솟구치는 시프레 나무, 바로 그것이 '이치에 맞다'는 말이 가질 수 잇는 유일한 세계를 금 그어주는 경계선이라는 서실이다. 유일한 세계란 다름 아닌 인간이 없는 자연 바로 그것이다. 그리하여 이 세계는 나를 무화한다. 그것은 나를 저 극한에까지 떠밀어간다. 세계는 분노하지 않은 채 나를 부정한다."

 

* 보들레르는 노래했다. "너무 짧았던 우리 여름의 싱싱한 빛이여!" 짧았기에 더 잊을 수 없는 그 빛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하리라. 그리하여 모순으로 가득한 이 '무용한 정열'을, 시간의 파도에 흔들리는 우리의 삶을 뜨겁게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