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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책 by 요네하라 마리

LadyYvonne 2012. 8. 5. 23:00
대단한 책 - 6점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언숙 옮김/마음산책

 

 

- 부제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정말 제목처럼 '대단한 책'이다!

일단 두께에서 오는 그 압박감... 실제로 거의 한달이 넘도록 읽어낸 책이다...

(결국 뒤의 간단한 서평들은 좀 휘리릭 넘겼지만;;;)

하지만 읽기에 버겁다고 포기하기엔 넘나 귀중한 이야기들이라... 또 재밌게 유익하게 배우면서 느끼면서 받아들일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요전 책에서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에게 끌려서 찾아 읽게 된건데... 당분간 그녀에게 끌려다닐듯...

정말 훌륭한 책애호가이자 다독가이며 서평가인데다가, 대단한 교양을 갖췄으며 정말 상식적이며 지혜로우며, 재미나게 맛있게 글쓰는 솜씨까지 지닌 멋진 그녀...

그런 그녀가 암에 걸려 암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는 모습은 애잔하다...

다양한 좋은 책들을 골라내 정말 배울 내용들을 콕콕 집어내 재미나게 들려주는 법을 아는 그녀를 만나 정말 뿌듯하다...

인용할 내용드링 넘 많아 아래에 quote가 완전 길다;;;;

 

 

 

 

- quote

 

* 모든 교과서가 재미없고 시시하다 못해 절망감까지 안겨주어 큰 충격을 받았다. 의무교육이나 시험이라는 강제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한 줄도 읽고 싶지 않은 나열식 기술이다. 거기에는 뭔가를 아는(알리는) 기쁨도, 무언가의 본질을 찾아가는 가슴 두근거림도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초등학교3학년부터 5년간 체류한 프라하에서 다닌 소비에트 학교의 교과서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줄까지 멈출 수 없는 재미가 있었다. 이말은 거짓말도 아니고 과장도 아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어 한 달 정도 되면 학생들 대부분이 모든 교과서를 독파해버린다. 이처럼 재미없으면, 다시 말해 아이들이 읽어주지 않으면 교과서가 아니라는 상식이 일본에서는 완전히 반대가 되어 교과서라고 하면 지루함의 대명사였던 것이다.

 

*  오에 겐자부로의 '나의 나무아래서'를 읽었다. (중략) "아이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뭐든지 만회할 수 잇다는 것은 인간 세계의 '원칙'입니다." 라는 말에 격려를 받은 아이가 얼마나 많을까?

 

* 일본이 러시아를 상대로 거둔 승리가 아시아 여러 나라의 국민을 얼마나 기쁘게 하고 어깨를 덩실거리게 하였는지 우리는 보았다. 하지만 그 직후의 성과는 소수 침략적 재국주의 국가가 하나 더 늘어난 정도의 결과였다. 이 참담한 결과를 가장 먼저 맛보아야 했던 나라가 조선이었다. - '네루'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세계사' 중

 

* 민족은 자각이다. 국민의 자격은 국가가 정의할지 모르지만, 민족에 대한 소속은 개인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 '이케자와 나츠키'가 아사히 신문에 기고한 칼럼 중

 

* 물질적 지원이 없는 '자유'는 선택의 여지를 앗아가고 강자의 편이 된다.

 

* 플라톤은 '파이드로스'에서 문자에 의존하게 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해 내는 힘을 잃었다고 소크라테스에게 말한다. "사실 장대한 서사시를 기억하는 시인에게 문자지식을 전한 순간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다는 예가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나는 흥분하고 말았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간의 정신 능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과 너무나도 흡사하지 않은가?

 

* '비겁한'이라는 형용사는 다른 사람을 죽이는데 자신의 죽음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보다도, 당할 염려가 없는 높은 상공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다.' - '수전 손택'이 '뉴요커'에서 비판한 내용 중 

 

* 석불 파괴에는 대소동을 벌인 세계이지만, 석불 파괴보다 훨씬 이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 국토를 휩쓸어 온 이 비참한 현실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중략)

 석불은 '그처럼 위엄을 갖추었으면서도 이 끝없는 비극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느끼고 수치스러워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부처의 청빈과 안녕 철학은 밥을 찾는 국민 앞에 너무나 부끄러워 용기를 내어 부서져 버렸다. 부처는 세계에 이 모든 빈곤, 무지, 억압, 대량살상을 전하기 위해 무너져 내렸다. 그러는 게으른 인류는 불상이 무너졌다는 것만 들으려 한다.' - '마흐말바프'의 '아프가니스탄의 불상은 파괴도니 것이 아니라 치욕에 견디다 못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중에서

 

*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피해 체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은 달콤한 추억으로 만들 수 있지만, 가해 체험은 망각의 어둠 속에 묻어 버리고 싶은 오물로 남는다.

 

* 매일 학교에 간다는 것은 버릇일뿐, 엄격한 법칙을 따르고 잇지는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중략) 하늘에서 우주인이 관찰하고 있다면, 이 사람은 휴일을 제외하고는 학교에 가는 법칙에 따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중략) 생명 현상에서의 동일성이란 이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실 중력 법칙이라고 해도 정도의 차이는 잇지만,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의문을 가져 본다. 모처럼 중력 법칙에 따른 물질들은 수억 년은 그대로 중력 법칙에 따를지도 모른다. 분명 물질들은 생물들보다 게으름뱅이일 것이다. - '이케다 기요히코'의 '생명의 형식:동일성과 시간' 

 

 

* 일반국민의 과반수는 왜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것일까? (중략)

 이는 건국 당시 원주민 인디언을 대량 학살한 사실을 은폐, 미화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절대 정의의 체현자라는 환상을 가지고, 이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기 위해 온 세계에서 끊임없이 정의라는 이름 아래 전쟁을 계속하면서 그 정의를 증명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세계를 뒷받침하는 것이 일신교라고 (중략) "자신에게 정의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악마가 필요합니다. 일종의 근친 증오이기도 합니다" (중략)

 세계 각지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다신교와 달리, 유일신 신앙은 예외적, 인공적 종교로, 세계에 3개밖에 없다. 더욱이 이 모두가 그 근원은 유대교로, 같은 신을 믿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 증오하면서 서로를 죽이고 있다. 일신교의 원조인 유대교는 이집트에서 차별받고 박해받은 노예들이 모세의 인도로 도망하는 과정에서 형서오딘 종교이기때문에 원한과 복수심이 서려있다. 피해자는 약자에게 피해를 전가함으로써 열등감과 굴욕감을 보상받으려 한다.(중략) 유대인 중에서도 더욱 차별과 박해를 받은 것이 예수다. (중략) 유럽인도 로마제국의 압력으로 강제로 기독교를 믿으면서 불행해졌다. (중략) 행운의 편지처럼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유럽에서 차별받다가 신대륙으로 도망친 사람들이 미국을 건국했다, 다시말해 미국인은 피차별 연쇄고리의 종착역이다. (중략) - 기시다 슈의 책 중에서

이렇게 인류사의 불행을 모든 피억압민족의 한이 갖는 연쇄작용이라고도 할수있는(중략) 재미있지만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면도 있다. 

 

 

* 자신이 모국어를 배우려 해도 막상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 막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통용되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독일어와, 일부 사람만이 사용하고 있어 결국 또 다른 언어를 하나 더 배워야 하는 소르브어를 비교했을때 독일어를 선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며 (중략) 하나의 언어가 이중 언어 생활자에 의해 유지되는 것은... 곧 그 언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신호다.

 

* 슬로베니아 10일전쟁(중략)은 오늘날에도 압도적 다수에 의해 당시 유고슬라비아 연방군과 세르비아의 밀로셰비치 정권이 자유를 요구하는 슬로베니아를 공격한 것을 발단으로 무방비의 슬로베니아 시민이 '공기총과 엽총으로 탱크에 맞섰다'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이것이 TV 영상이나 활자 매체의 '여론'이었다. (중략) 일반적인 견해와 반대로 전쟁을 개시한 것은 슬로베니아인이었다.

 

*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돈도, 신분도 그다지 필요치 않다는 사실 (중략) 욕망의 억제에 진정한 행복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선고받은 건에 대해서 (중략) 신선한 해설을 내놓는다. 중산계급으로 태어나 높은 교양을 익혀 서민, 다시말해 어리숙한 백성에게 생리적으로 반발하는 우익의 소크라테스는 "페르시아 전쟁 이후 서민에게 조금씩 권력을 잠식당하고 있던 대귀족의 대표 크리티아스에게는 믿을만한 이데올로그, 이론적 지도자, 즉 '교조'였다." 그의 제자였던 크리티아스가 우익정치가가 되어 많은 정적을 살해한 끝에 결국 자신도 실각하여 살해되자, 소크라테스는 본보기로 처형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 츠카다 다카오의 소크라테스의 최후의 만찬 중

 

* 나치는(중략) 유대인 배척 운동과 함께 "당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본격적인" 환경보호 운동과 금연운동을 전개했다.  "반유대주의는 나치 이데올로기의 중핵이지만 대중들이 나치의 명분에 동조한 데는 그 이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그것이 최대 이유는 아니었던 것이다. 대중들은 나치즘을 통해, 즉 건강지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통해 젊음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나치즘에 대수술이라는 철저한 정화를 기대하였던 것이다."

 

* 35억년 전에 발생한 최초의 생물은 박테리아로, 끝없이 분열하기 때문에 원리적으로 불사신이다. (중략) 죽을 수 있게 됨으로써 비로소 다세포가 될 수 있었다. 죽는것이 싫은 사람은 n의 원생동물로 돌아가면 된다. (중략)

 우리 다세포 생물이 마음까지 가진 복잡한 생명을 (중략) 유지하며 불로장생하여 생을 연장하려는 것은 결국 뻔뻔한 생각이라고밖에 할말이 없다. - 이케다 기요히코의 처음부커 배우는 생물학 중

 

* 인간이라는 존재는 관계나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중략) 일본이라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시공간에서 살아가면서 적응을 강요받고 그런 끝에 처참한 사건으로 치달았던 (중략) - 요시오카 시노부의 M세계의, 우울한 선단 중

비정상적인 사건은 특이한 예외로서 사회에서 격리되었다가 이윽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이것이 전쟁 전과 전쟁 중의 꺼림칙한 기억을 아주 쉽게 버리고 가는 전후 일본 사회 그 자체의 삶과 겹쳐진다.

 

* 보통사람이란 이세상에 없다. 평범한 사랑이란 이 세상에 없다

 

* 범죄원인론은 범죄자의 비정상적인 인격이나 열악한 형편에서 범죄의 원인을 찾아 그것을 제거함으로써 범죄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보는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처지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데다가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를 전혀 막지도 못한 채 무의미해진다. 그대신 범죄의 기회를 최소한으로 억제함으로써 범죄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는 범죄기회론이 대두했는데 (중략) 범죄를 방지하는 억제력으로서, 공동체 주민의 지역의식과 주인의식을 중시하는 것이 이 이론이다. '깨진 창'으로 상징되는, 질서가 없는 작은 난동이 무수히 축적된 지역에서 사람들은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그러나 질서유지를 행정기관이나 경찰당국에게만 맡겨놓으면, 숨막히는 감시사회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주인의식, 직접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 각각의 인간에게는 각각의 가치가 있듯이, 물건에도 그에 합당한 가격이라는 것이 있다. 싼 것을 먹는다는 것은 생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체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 야마시타 소이치의 싸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가 중

 

* 다이제스트판의 가장 큰 죄는 본래 다면체이고 복잡 기이한 존재인 인간을 갈기갈기 분해해 단순화해 버렸다는 것이다.

 

* 계산된 무관심, 결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지 않는 처세슬, 사랑받아도 길들여지지 않는 자립심 이것이야말로 완전히 길들여져 자신들의 문명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고 싶다고 바라고 있는 성향이 아닌가 (중략)

 야성과 문명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는 특이한 생물체 - 마이클 W 폭스의 고양이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책 중

 

* 콜 독일 수상이 적절하게도 "일본에게는 친구라고 부를 만한 나라가 없다."고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