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홀릭 두 번째 이야기 - 윤창호 글.사진/시공사 |
- 윈터홀릭 2 다시 만난 겨울, 홋카이도 (2010)
사진작가이자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의 윈터홀릭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홋카이도~
시리즈 중 첫번째 이야기가 북유럽인데 암래도 홋카이도가 좀더 가까운 느낌이라 이 책 먼저 보게 됨...
책은 생각보다 아주 좋았다...
분위기는 딱 겨울느낌... 고즈넉하고 한적하고 외로운 그런 분위기~
생활여행자 유성용이 떠오르는 시적인 느낌의 글~ 특히 그의 훌륭한 사진에 더불어 첨가된 시의 한구절같은 글이 참 좋았다...
엄청나게 싫어하던 겨울의 매력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깨닫고 있는지라 윈터홀릭에 빠져있는 저자의 겨울예찬론에 어느정도는 공감이 가기도 하고... 내가 꿈꾸고 있는 홋카이도의 매력에도 다시 한번 빠져들어 좋았고...
하지만 이책을 보고나니 겨울의 홋카이도를 여행하기에 혼자는 내겐 버거울것 같은... 내가 좋아하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해야겠단 생각...^^
- quote
* 아직도 삶에는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이 훨씬 많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고집하는, 어설픈 낭만주의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낭만벽이 때로는 힘겨운 현실에 파스텔 톤을 덧칠하는 신통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단한 벽에 제대로 부딪히곤 한다.
* 아프도록 붉은 씨알들이 폭죽처럼 푸른 하늘에 날아가 박혔다. (사진: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에 달린 빨간열매들)
* 내 곁을 빠르게 스쳐 지나는 겨울 숲의 잔상들은 머지않아 숱하게 그리워 할 고통의 기억들이 될거란 걸 나는 알고 있다. (사진: 기차 창밖의 스치는 풍경)
* 다람쥐, 참새, 까마귀, 고양이... 밤사이에 녀석들은 저마다의 생의 흔적들을 눈위에 적어 놓았다. 이제 곧 흔적없이 사라질 그 엇없음, 그러나 아름다운. (사진: 눈위의 작은 야생 발자국들)
* 누구나 저마다 외로운 거라는데 왜 한사코 고독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걸까. 외로울땐 차라리 고독의 바다에 몸을 던져 그 밑바닥에 발을 딛고 의연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사진: 바다풍경)
* 노을은 항상 향수의 메타포였다. (사진: 노을)
* 어느 시인의 시구 하나가 섬찟하게 다가왔던 적이 있었다.
"날아가는 새는 뒤를 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를 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늘 앞으로 다가올 미래보다도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며 옥작거리는 기억 지향의 내 가슴에 날카롭게 날아와 꽂히는 비수와도 같은 은유였다.
* 겨울 숲에는 잘 걸러진 투명한 향기가 있다. 모든 상념의 잎이 사라진, 카타르시스와도 같은. (사진: 겨울숲)
* 회색의 침묵만이 가득한 거리를 하염없이 걸었다. 모두가 자신의 숨소리만을 들으며 각자의 길을 바삐 오갔다. 이런 날에 사람은 저마다 고독하다는 걸 지나는 이들의 검은 뒷모습에서 목격한다. (사진: 눈내리는 거리를 바삐 걸어가는 행인들의 뒷모습)
* 유리창 너머의 삶과 세상은 대체로 아름답다. 그것은 창밖의 삶들이 내뱉는 탄식과 소음들을 소거한, 가공된 영상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창밖의 뿌연 풍경)
* 어떠한 일이든 일을 마치 신성한 종교와도 같이 생각하는 일본 사람들이다.
* 소설 빙점에서 (중략)..... 자신은 똑바로 걷는다고 생각하고 걸어왔는데 눈 위에 난 발자국은 이리저리 비뚤어져 있는 것을 보며, 인간은 누구나 의도하지 않은 실수와 허점을 남긴다는 걸 깨닫게 되는 그 장면이다.
* 겨울 숲은 언제나 상큼한 기분을 안겨 준다. 잎이 무성한 봄이나 여름의 숲보다도 나는 겨울 숲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갈색이나 검은색의 단조로운 톤이 주는 정갈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이다.
* 인간의 삶은 어차피 감상적으로 살든 눈 똑바로 뜨고 치열하게 살든 누구도 그 본질을 알 수 없는 신기루일 뿐이다. 자신의 눈앞에 굴러 오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바위를 보며 너무나 그리워하던 연인이라 생각하고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죽음을 맞는 술 취한 자와, 두 눈 부릅뜨고 공포에 질린 눈으로 도망치다가 죽는 자 중에서 누가 옳을 것인지는 영원한 미궁이다. (중략) 저 하늘에 잠시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처럼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듯 말이다.
*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서 피어오르는 대지의 숨소리는 두려움을 넘어 경외심이다. 내가 발 딛고 서있는 대지가 때로 세상의 모든 것을 녹여 버릴 만큼 뜨거운 심장을 품고 있다는 사실! (사진: 온천을 품은 눈산)
* 순백의 눈밭 위에 쏟아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만큼은 세상은 가슴시리게 아름다웠다. (사진: 눈위에 앉아 웃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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